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리뷰

마법 퐈이아!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스포일러임을 감안해주시길 바란다.

백만년만에 영화관에 갔다. 코로나 사태로 아직까지 흉흉한 지금, CGV는 신기한 온도측정기계 앞에 서라고 한다. 섰더니 체온이 땋 나왔다. 신기했다. 금요일 밤인데도 정말 한산했고 (서면 CGV가 원래 한산한 건 있다.) 21:20에 시작하는 영화의 관객 수는 15명 내외였다.

영화를 보기 전에 나무위키의 평가를 보았는데, 뭐 적당히 잘 만들어진 수작이지만 이전에 만들었던 명작 급의 작품들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나니까 그 말이 이해가 되었다.

우선 악역이라는, 확실하게 대립되는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다. 동생 이안과 형 발리는 성향 차이때문에 대립되는 위치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자주 싸우는 것도 아니고 그럭저럭 잘 지내는 것 같다. 형이 좀 부끄러운 행동을 많이 하거나 철없는 모습 때문에 동생이 곤혹을 치룬다는 것은 그렇게 큰 갈등으로 보이지 않는다. 애초에 형이 ‘screw up’에 삔또 상해서 삐지는 걸로 봐서는 겉으로는 아주 화목한 사이였나보다. 어쨌든 동생이 형에 대해 아주 싫어한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보니 아빠와 하고 싶었던 리스트를 형에 대입하는 과정에서의 감정 변화도 많이 와닿지 않았다.

그리고 세계관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옛날에 마법이라는 것이 존재했지만,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마법은 거의 잊혀진 현대 판타지 세계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그 마법에 심오한 철학이 담겨있는 것도 아니고, 퀘스트에 숭고한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던 듯하다. 마법이 남을 이롭게 하는 데 잘 쓰였다는 말은 그냥 그 뿐이다. 마법이 그렇게 좋은 건진 잘 모르겠는데, 그런 옛 것을 어떤 진실되고 되찾아야 하는 것으로 포장해버린다. 과거와의 화해와 청산은 중요하지만, 자칫 과거로의 회귀로 들리기 쉽다.

킹치만… 형제라는 소재는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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