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SEOUL] 1. 지원 접수부터 La Piscine 직전까지

간단 소개

필자에 관한 것

필자는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막 독학을 했고, 미흡한 실력으로 간단한 형태의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정도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독학은 한계가 있었다. 예전에 (지금은 없어진) NHN NEXT 라는 곳에도 흥미가 있었는데, 그 때는 뭔가 교육받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런 필요성을 느꼈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 관한 것

정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야심차게 소프트웨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기관을 신설했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재단은 개발자를 양성하고자 하는 42 SEOUL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창립일은 2019년 8월 1일이다. 42 SEOUL 은 혁신적인 교육을 표방하고 있다. 고졸자라면 아무나 지원할 수 있고, 1년에 2~3기수씩 운영된다. 입학하려면 4주 동안의 집중교육기간인 La Piscine(라피신)을 거쳐야 하며, 이 4주가 통째로 평가기간인 셈이다. 그리하여 최종 통과가 되면 최대 2년동안 교육을 받는다. 체크인 미팅 등록이란 이 La Piscine을 거쳐 본 교육 과정으로 들어가는 자리에 체크인(등록)하는 이벤트(미팅)을 정식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등록을 등록한다!) 아무래도 자리도 제한되어있고, 최소한의 자격 요건 및 본인 확인을 거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지원 경위

2019년 초부터 보도기사가 떴었다. 내가 직접 본 건 아니고, 나의 친형이 프로그래밍에 관심 많은 나에게 먼저 알려줬다. 그 이후로 예의주시 하고 있었고, 출범식 소식도 보고. 설명회는 그렇게 영양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저 동영상이 올라온 비슷한 시기에 오프라인 설명회도 다녀왔다. 그리고 기다렸다. 그래서 드디어 지원 링크가 열렸다!

가입했을 때의 메일

온라인 테스트

온라인 테스트는 2019년 11월 1일부터 한 달간 볼 수 있었다. 온라인 테스트 기간이 한달 동안이나 되지만, 좀 더 널널하면 좋으니까 11월 초에 시험치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11월 5일에 온라인 시험을 봤다.

온라인 테스트는 두 가지로 진행되는데, 기억력과 논리력 테스트이다.

기억력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경계선이 보이지 않는 넓은 판에서 랜덤한 칸에 색깔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여러번 반복한다. 그 순서를 기억하여 다시 칸을 차례대로 클릭해야 하는 게 시험이다. 단계를 올라갈 수록 더욱 어렵고 길어진다. 테스트는 게임 오버가 진행될 때까지 진행되므로, 어렵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나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나름 만족스러웠다.

논리력은 2시간 가량 소요된다. 게임 식으로 진행되는데, 명령들을 조합하여 주인공 캐릭터를 도착지까지 무사히 가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명령들은 제한이 있고, 주인공 캐릭터가 움직이는 데도 특정 규칙이 있다. 이것도 물론 단계가 진행됨에 따라 난이도가 급상승한다. 어느정도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나도 중간에 막혀서 초반 30분까지 잘 풀다가 나머지 1시간 반을 한 문제에 오롯히 투자하다 끝났다. 몇 단계였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테스트를 잘 쳤는지 걱정이 되었지만, 나 정도면 나름 잘 친거라고 기대도 하며, 합격 메일을 기다렸다.

온라인 테스트 합격!

다음 날, 메일이 왔다. 오예 ~~~ 통과 했다! ? 정말 기뻤다.

지금 생각해보면, 테스트는 그렇게 변별력이 있는건 아니었다.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는 유튜브를 조금만 찾아보면 금방 나왔다. 또, 온라인 테스트가 그렇듯이, 옆에서 잘하는 사람이 돕는 것에 대해 아무런 제한이 없다. 게다가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으니…

지금 시점(2020년 중순)으로는 온라인 테스트는 상시 열려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체크인 미팅 등록

체크인 미팅 안내 메일

온라인 테스트 합격 소식에 들뜬 마음으로 체크인 미팅 등록을 했다. 그런데, 띠용. 이게 무슨 일인가? 내 눈이 잘못되었는지 싶어 눈을 비비적 비비적 비비고 디비디비딥 했다. 근데 대기자가 373명이었던가? 오.. 마이.. 갓.. 그 숫자가, 내가 373번째로 등록한 것이 아니라, 정원은 이미 다 차고, 들어가지 못한 사람이 나 포함 373명이라는 사실을 겨우 깨달았다. 허무감이 밀려왔다.

불합리함을 느꼈다. 나름 일찍 한다고 11월 초에 했는데, 이게 무슨 소용이지? 이미 정원은 다찼음에도 이노베이션아카데미 SNS는 열심히 홍보중이었다. 오메.. 도대체 무슨 일이야! 체크인 등록 정원이 300명이라고 가정하면, 이미 11월 2일에서 3일에 정원이 마감되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왜 온라인 테스트를 한 달 동안이나 오픈해 두었는가? 그래서 나름 신사적으로 항의 메일을 보냈다. 아래는 그 내용이다.


안녕하세요 ㅎㅎ , OO에 사는 OO살 청년 OOO입니다.

앞서 저는 올해 초부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보도자료를 보면서 이 교육기관에 들어오고 싶다고 계속 생각해왔었고 부산대에서 열린 교육생 모집설명회도 다녀왔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42 Seoul에는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테스트를 11/5에 보고, 11/6에 결과를 전달받고 대기자 등록하여 현재 370번째인 상태입니다.

모집 신청을 해놓고 보니, 선착순이었던 점이 가장 당황스러웠었습니다. 앞서 설명회까지 다녀왔으나, 모집기간 및 일정은 알 수 있었지만 체크인 미팅이 선착순이었다는 점은 알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모집기간이 명시되어있고 온라인 테스트를 거친 Piscine 대상자를 400명 정도로 계획중이다 라는 사실에서, 온라인 테스트를 상대평가로 진행하는구나 혹은 절대평가라 하더라도 예측되는 전체 신청 인원 가운데 400명 정도를 뽑을 수 있는 난이도로 상한선을 준비했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착순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곳을 찾아보니 지원 링크(https://42seoul.kr/apply)에서 밖에 찾지 못했으며, 결국 사전에 미리 해당 페이지를 들어가본, 선착순이라고 인지한 일부 사람들이 더 기민하게 준비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허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교육생들을 모집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해야 형평성과 공정성 및 변별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아주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미 체크인 미팅의 자리가 다 찼음에도 SNS로 계속되는 교육생 모집 홍보를 보고 있으니, 전체 신청 인원의 추산과 더불어 교육생 모집 방식이 다소 삐걱거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에 듭니다.

궁금한 점은, 우선 이렇게 신청자가 이렇게 많이 모일 거라고 예측하시지 못하신건지, 아니면 온라인 테스트에 통과했지만 대기할 수 밖에 없는, 아마도 11/30일 까지 모집이 계속된다면 천 명은 가뿐히 넘길 것 같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른 가능성이 주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점입니다.

어떻게 구체적으로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구는 절대 아니며, 공간과 예산의 한계로 일부 교육생들만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의견 표명으로서 봐주시면 감사드리겠고, 이것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및 42 Seoul을 운영하는 데 약간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2019.11.10, 필자의 항의 메일

OOO님 안녕하세요,
42 SEOUL 사무국입니다.
메일에 답변이 너무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말씀해주신 대기번호라면 2기 혹은 3기 체크인 등록 안내를 받으셨을 것 같은데 무사히 등록하셨을지요?

우선, 선착순 체크인 등록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전달 드리지 못해 혼란스러움과 불편함을 느끼셨을 부분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Ecole 42 시스템은 순위를 매겨 교육생을 모집하는방식이 아니라,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는 누구나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42 SEOUL 역시 동일한 교육철학과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번 선발 방식에서도 선착순 으로 체크인 등록이 진행되었습니다.

말씀해주신것처럼, 이렇게 많은 분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계실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부산대 설명회에 오셨다면 더욱 잘 아시겠지만, 사전 홍보시에는 체감할 수 있는 큰 반응을 얻지 못했기에 11월 30일까지 가능한 많은 홍보를 계획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기준으로 8천명이 넘는 분들이 온라인 테스트에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온라인 테스트를 오픈하고 수일만에 1기 등록이 마감되는 것을 보면서, 11월 이내에 시험을 보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우선 혜택을 드릴 수 있기 위해 1기 2차, 2기, 3기의 체크인을 오픈했습니다. 또한, 앞으로 더 많은 분들께 1개월 집중 교육 과정의 기회를 제공해드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 역시 고민 중에 있습니다.

오랜기간 관심 가져주셨는데 정보를 충분히 전달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한 응원과 또 좋은 의견을 알려주시면 귀기울여 듣고 개선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11.25, 이노베이션아카데미 사무국

ㅋㅋㅋ 25일 만에 8,000명 지원이면 킹정이지~ 뭐 별 수 있나.. 메일 답변이 온 시점은, 추가 2기 3기를 모집하겠다 공지하고, 체크인 미팅 등록 오픈도 전부 끝난 시점이었다. 얼마나 바빴을까, 내가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으로 일해본 적은 없지만 얼마나 정신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 2기 3기를 모집하겠다는 공지는 11월 초중순 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때 부터 사실 아, 이 분들이 이렇게 사람들이 몰릴 지는 예상하지 못했구나 싶었다. 돈은 많지만 경험과 사람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어쩔 수 없지, 처음 운영이니까.

2기/3기 체크인 미팅 이벤트 오픈 일정 메일 (이하 생략)

나는 추가 2기 체크인 미팅 등록 오픈날 아침 피시방에 가서 F5를 겁나게 눌렀다. 10:00부터 신청이 오픈되었는데, 혹시나 싶어 10~20초 단위로 F5를 누른 결과 1~2분 일찍 오픈이 되었다! 아, 이건 됐다 싶었다. 바로 신청했고, 2기 1차에 무사히 안착했다. 그때의 기쁨은 정말로 … 형용할 수 없다. 기대감이 크긴 컸나보다.


코로나

2020년 초부터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든 게 뒤로 밀렸다. 2020년 5월 1일부터 시작 예정이었던 La Piscine 은 2020년 6월 29일로 밀렸다. 뭐 불행중 다행일까, 나의 어머니가 작년 말부터 많이 아프시고 3월 말에 곁을 떠났는데, 코로나 덕분에 좀 더 평화롭게(?) 모신 것 같다. 42 SEOUL 도 계속 밀리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라. 아래는 밀린 메일들.


연기 1(이하생략)
연기 2(이하생략)
연기 3(이하생략)

다행히 이게 마지막이었다.


체크인 미팅

코로나 터지기 전에는 체크인 미팅을 하면서 1박2일 캠프를 했었는데,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지금, 지원자에 있어서 체크인 미팅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이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온라인 오리엔테이션이 체크인 미팅 전 날에 유튜브 라이브로 있었으나, 아주 실속있는 오리엔테이션은 아니었다. Q&A나 이전의 설명회 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로 체크인 미팅때 지원자가 할 것이 따로 없는지를 메일로 문의해보았고, 정말로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


La Piscine(라피신)을 들어가기 위한 준비

프로필 입력 안내 이메일 (이하 생략)
1차 라피신 운영 안내 이메일 (이하 생략)

점차적으로 각종 메일이 오고, 해야 할 것, 챙겨야 할 서류 등등을 알려준다. 안내는 전부 메일로 오고, 문자는 하나도 오지 않는다. 메일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나는 이틀 동안 메일 안봤다가 프로필 등록 시기를 놓쳐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문의 메일을 보냈고, 다행히 정상 처리되었다는 답변을 받았다. 나처럼 놓치는 사람이 많겠지… 일하기 힘들겠다… 나도 예전에 회사 다닐때 100명의 서류를 훑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힘들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은 2020년 6월 30일 화요일. 어제 라 피신을 시작했다. 사실 정말 멘붕이다. 힘들다… 우엑… 다음 글에 계속…

2 thoughts on “[42 SEOUL] 1. 지원 접수부터 La Piscine 직전까지

  1. 안녕하세요 이번에 온라인 체크인 미팅을 하게된 학생입니다!
    온라인 체크인 미팅은 아직 잘 몰라서 하나 여쭤보고싶습니다.ㅎㅎ
    혹시 온라인으로 체크인 미팅을 하면 지원자는 아무것도 안한다고 하셨는데 이번에는 시간도 정해지고 zoom링크도 보내준다고 하였는데 혹시 저번에는 그런것이 없었는지 혹시 있었다면 시간이 어느정도 걸렸는지 여쭤보고싶습니다!

    1. 네 제가 2긴데 이때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답변이 늦었네요 ㅠㅠ 이번에 막 사람들 많이 기다리게 했다고 건너 들었어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도 그렇고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기관이라서 운영 측면에서 미숙한 부분들이 좀 느끼실 거에요.. 저희도 느꼈구요. 아무튼 같이 고생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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