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로 보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아주 잘 생겼다. 렛잇비가 아니라 레츠비 때까지만 해도 멋졌는데 왜 요새는 똥배 아저씨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톰 행크스는 이름 아주 많이 들어보고, 유명한 것도 알지만 자세히는 몰랐는데, 연기를 잘하기는 잘하더라. 다 연기 잘한다.
캐릭터가 다들 인상적이었다. 인간적인 게 인상적이다. 프랭크 애벅네일(디카프리오)는 사이가 틀어진 엄마와 아빠를 재결합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며, 제대로 되지 않음에 절망했고, 외로워하고, 아버지에게 다른 차원의 관심을 요구한다. 칼 핸리티(톰 행크스)도 처음에 천재 악동을 잡을 뻔할 때의 서투름과 당황함, 단서를 기어코 찾아냈을 때의 기쁨, 디카프리오를 향한 연민 등 그의 감정이 생생히 스크린으로 느껴졌다.
보통 영화에서 천재를 묘사할 때에는 그의 탁월한 지능이나 능력을 직접적으로 묘사해서 관객들로 하여금 우와~ 쩐다 하는 반응을 이끌어내곤 하는데, 이 영화는 조금 결이 달랐다.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신이 아닌 이상 헤쳐나가기 힘든 위기를 맞이했을 때의 당혹스러움을 묘사했다. 극중 인물들에게는 들키지 않을 정도의 당황함과 스크린 너머의 우리들에게는 톡톡히 느껴질 만한 혼돈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연기(뭐, 연출일 수도 있고)도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이 영화에 대해 검색을 해봤다. 2002년에 개봉했으니, 촬영 소식은 그 전부터 들려왔을 터이다. 2001년, 씨네21의 어떤 기사에서 (가제긴 하겠지만) 잡을테면 잡아봐 라고 번역된 영화 제목을 발견했다. 뭔가 귀여워서 웃겼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라는 영어 단어가 그렇게 어려운 편이 아니어서 그대로 음차하여 영화 제목으로 썼던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영어 화자 입장이라면, 저렇게 깜찍한 “잡을테면 잡아봐”라는 어감일까, 그렇지 않을까 상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