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라클 이퀘이션 – ![]() 할 엘로드 지음, 김잔디 옮김/한빛비즈 |
미라클 이퀘이션은 미라클 모닝을 쓴 할 엘로드라는 사람이 쓴 책이다. 미라클 모닝을 읽어보진 않아서 그 책의 내용은 잘 모르지만, 대충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남들과 다른 삶의 시작을 맞이하라는 내용 같다.
고등학교 때에는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아서 이것 저것 읽어보다가 아주 오랜만에, 지금 자기계발서를 백만년 만에 읽어보았다. 미라클 이퀘이션도 내용으로 따지면 참으로 진부하다. 근데 오히려 진부함이 나에게 새로운 충격을 주었다. 책은 전반적으로 종교적 분위기를 띤다. 정말로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을 준다. 뭐, 그러한 믿음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러한 진부함은 나에게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깨우치게 해 주었다. 고등학교 시절 열정에 넘쳤던 그 잊고 있었던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확고한 신념을 가진 채 목표를 세우고 남다른 노력을 하면 그 일이 이루어지는 기적! 사실 말도 안 되지만 논리적으로는 큰 하자가 없다. 실현 가능한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보통의 노력을 했을 때보다 남다른 노력을 했을 때에는 실현 가능한 영역이 조금이나마 넓어질 것이다. 그 넓어지는 영역에 해당하는 목표를 진작에 세워놓고, 남다른 노력을 하여 목표를 실현시킨다면 그것은 가히 기적이라 여겨질 것이다. 그것이 반복되면 사람 자체가 업그레이드 되는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불가능한 영역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실패를 맛보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목표의 실현이 아니라 노력을 통한 자신의 성장이 목표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다소 힘이 빠진다. 목표를 실패했을 때의 좌절감을 컨트롤하는 게 어디 쉬운가. 감정의 통제는 정말 힘든 것이다. 하기사 이 책에서는 계속 그렇게 얘기한다. 그 어려운 것을 당신은 해낼 수 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작은 목표를 세워서 이루는 소소한 성취감만으로 충분한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었다. 나에게도 성공의 욕구가 있지만 그런 자그마한 성취로는 이룰 수 있는 성공이 제한적일 것이다. 그런 자각을 하게 된 셈이다. 내가 열심히 노력한 것이 사실은 열심히 노력한 게 아니라면? 뭔가 더 해볼만한 게 있지 않을까? 하고 희망의 생각이 내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자신감이라고 해야 할까, 알 수 없는 고양감은 분명 “내가 열심히 한게 사실 열심히 한게 아니구나” 하는 무력감과는 다르다. 이런 긍정적인 생각을 들게 한 이 책에게 다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내용은 진부하지만.